‘발달’이란 무엇인가? ‘발달’의 개념은 학자와 학문에 따라 다양하지만,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개념은, 인간의 생명이 시작되는 수정의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연속적인 양적, 질적 변화의 양상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동발달은 무엇인가? 아동발달에는 성장, 성숙, 학습의 개념이 있다. 성장이란 신체의 크기와 능력이 향상하는 양적인 변화이고, 성숙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달적 변화들이 통제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학습은 직접 또는 간접경험의 산물로써 훈련이나 연습에 기인하는 발달적 변화이다. 발달은 성장과 성숙, 학습의 세 과정이 공존하는 것이다. 성장과 성숙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신체와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학습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즉, 발달은 유전과 환경 두 가지의 요인에 의해 신체적, 심리적 변화가 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동발달의 단계에 대해 알아보자. 아동은 태내기, 영아기, 유아기를 거쳐 아동이 되고 청년이 된다.
태내기는 어머니 뱃속에서의 10개월로써, 일생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발달한다. 영아기는 만0세에서 만2세까지이다. 신체 성장이 빠르고,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왕성해진다. 자아가 발달하고 애착이 형성되며, 다른 아동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다. 의존적이지만 다양한 능력이 있으므로 부분적으로 스스로 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 점이 몬테소리가 주장하는 조기교육론의 근거가 된다.
유아기는 만2세에서 만6세로써, 성별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성 역할 개념 습득이 이루어진다. 부모, 형제, 자매, 타인과 적절한 정서 관계를 맺고 양심이 발달하며, 운동능력 및 체력이 향상된다. 또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아동기는 만6세에서 만11세로써, 자아 기능이 발달하고 동성 친구, 즉, 또래를 선호하며 공감능력이 형성된다. 유아기에 나타났던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줄어들고 양심과 도덕, 가치 척도가 발달한다. 언어기술과 기억력 또한 증가한다.
청년기는 사회에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습득하고 행동 지침을 통해 가치관을 형성해나간다.
이러한 발달단계를 거치는 아동들의 발달 원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 번째로 발달은 연속적이며 누적적인 과정이다. 발달은 점진적이며 연속적인 과정으로서 어느 한 종류의 발달이 완성되면 그 완성된 발달이 기초가 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신체적 발달뿐만 아니라 지적발달과 사회, 정서적 발달을 포함한 전 영역의 발달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둘째, 발달은 일정한 순서와 방향이 있다. 물론 개인차는 존재하지만, 발달의 순서와 과정은 일정하며 운동발달이 진행되는 과정에도 일정한 경향성이 나타난다. 머리가 먼저 발달하고 사지가 나중에 발달하는 두미 방향의 발달, 중추신경계에서 말초신경계로 발달이 진행하는 중심-말초 방향의 발달, 운동과 함께 큰 근육이 먼저 발달하고 작은 근육이 발달하는 세분화 발달이 있다.
셋째, 발달은 분화와 통합의 과정이다. 발달에 있어 분화된 부분은 조직화되고 통합된다. 따라서 발달은 복잡한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융합적인 것에서 분절적인 것으로, 불분명한 것에서 분명한 것으로, 불확정적인 것에서 확정적인 것으로 발달한다.
넷째, 발달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과정이다. 발달은 개체의 내부적인 힘과 생활환경의 힘 등이 함께 작용하여 새로운 하나의 체제가 달성되는 과정으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발달적 변화는 성숙과 학습 간 상호작용의 소산이며 결과이다. 즉, 발달은 단순히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환경적 영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섯째, 발달의 각 영역은 상호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인간의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섯째, 발달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출생부터 개인차를 갖고 있기에 발달의 모습이나 속도에서도 차이가 생긴다.
일곱째, 발달에는 민감기가 존재한다. 민감기에 적절한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 심각한 결손이 초래된다. 민감기를 결정적 시기라고도 하는데, 결정적 시기란 발달이 가장 쉽게 이루어지는 최적의 시기를 의미한다. 특정 기술이나 행동은 결정적 시기 이전이나 이후에는 발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발달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 시기에 위험한 자극에 노출되면,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손상을 입기도 한다. 인간의 발달은 어느 시기에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가장 쉽게 이루어지는 최적의 시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애착을 형성해야 하는 시기에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면 지적 발달에서는 물론 정서적, 성격적 발달에도 결함을 갖게 된다.
동물행동학자 로렌츠는 각인현상으로써 출생 직후에서 결정적 시기의 개념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각인이란, 어린 새끼동물이 출생 초기 특정한 시기에 어떤 대상에 노출되면, 그 대상에 대해 추종반응을 나타내고 비교적 영구적인 유대를 형성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통 이 유대관계는 어미와 새끼 사이에서 볼 수 있다.
로렌츠는 새끼 거위를 통해 실험하였다. 출생 직후 로렌츠의 보살핌을 받은 새끼 거위들은 그들의 생물학적 어미를 무시하고 영구적으로 로렌츠를 어미로 알고 따라다녔다. 이처럼 각인현상은 거위나 오리 등 모든 조류와 포유류에서 발견되며, 인간의 경우에는 영아의 어머니에 대한 애착 현상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결정적 시기의 한계가 불변적인 것이 아니며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그 시기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인간은 생애 초기에 받은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결정적 시기라는 용어보다는 ‘민감기’ 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다. 즉,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최대의 가능성이 있는 시기가 있으며 그 시기 전후에는 다소 감소된 시기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앞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유전만으로도 발달 할 수 없고, 환경만으로도 발달 할 수 없다. 유전과 환경, 두 가지 모두가 결합이 되어야만 사회적 구성원으로 성장한다. 유전적 부분은 크게 변화시킬 수 없더라도,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환경과 경험은 부모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모든 부모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부모라는 역할이 다른 성인의 많은 역할과 같이 준비된 역할, 연습 가능한 역할이 아니라 처음 해보는 역할이며 경험하지 않은 역할이기에 서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이며, 항상 발달이 가능하다는 지식이 있다면, 아이는 올바르게 발달 할 것이다.
* 참고문헌
nook의 또다른 세상, nook777, 2009
최신아동발달, 강인언•이한우•정정란, 학지사, 2014
아동발달이론, 이보연 아동가족상담센터